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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주시립도서관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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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9-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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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립도서관을 보면 역사문화도시의 도서관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시설은 오래돼 낡았고 열람실, 자료실 등이 협소하다. 경주가 국제적인 도시로 커나가기를 바라면서 한 도시의 두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서관을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
우리나라는 아직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깊지 않다. 서울이나 일부 도시들이 이제 서서히 도서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이나 선진국에 가면 각 도시의 도서관이 그 도시의 얼굴이다. 수백 년 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도서관에서 음악회도 열리고 전시회도 열린다. 그 도시의 역사적 자료들이 수백 년 동안 축적돼 있고 심지어는 지역의 이름 있는 가문의 자료들도 보관된다. 도서관은 박물관, 미술관, 콘서트홀과 함께 문화의 노른자위인 것이다.
경주는 아직 도서관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이 없는 것 같다. 어떤 도서관이 좋은 도서관인지에 대한 연구도 없었던 것 같다. 도서관장이 전문 사서직이 아니라 일반 행정직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 실상을 알 수 있다. 박물관장에 토목전문 행정가가 앉아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경주에 도서관의 위상을 갖추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 깊이와 함께 문화적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박물관이나 자연, 역사유산은 어느 정도 잘 개선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주 도서관의 운영자들은 매우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중요한 학술 연구는 모두 특수목적의 도서관이나 대학교 도서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굳이 공공도서관에서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큰 오해다. 공공도서관의 위상이 바로 서야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이 격상된다.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충분한 자료를 열람하고 지식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도서관 무용론을 펴는 이들도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도서관은 자료 대출납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학술·문화활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도서관의 핵심적 역할이다. 그리고 시대에 맞춘 메커니즘을 갖춰 훗날을 기약해야 한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경주시립도서관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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